2005.12.31 05:17

송년사

조회 수 194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침에 해 뜨고 저녁에 해 지듯이
365일을
구름에 달 가듯이 보내며 왔는데
오늘 하루 남은 날이라고 무에 그리 대수일까마는

년호도 바뀌고 달력도 바뀌고
빗금 하나 쳐 놓고 넘어가야 한다기에
그동안 쓰다남은 잡동사니들을
주섬주섬 집어들고 샛방살이 나서는 기분

버리자니 아깝고 챙기자니 짐이되고
이래저래 들은 정 끊지못해서 서성였드니
당신이 올 한 해 동안 내게 한일이 무엇이냐며
그동안 무심히 흘러보낸 시간들이
때늦게 날 세우며 앙값픔을 하려드네요

이제는 제가 정리해야 되겠다고
나더러 작두질을 하라하네요

어차피 같이 가지도 잡지도 못할바에는
선심이나 쓰자고 짐을 잔뜩 싫어 줬드니만
꼬부랑 할머니 먼 산언덕 넘어가듯
가뭇가뭇 2005년이 어둠속으로 사라지네요

그때서야
짐을 다 비워버려 가벼움을 알아버린 내 마음이
어찌나 미안하고 무색하고 안스러운지
넘죽이 절을하며 용서를 빕니다

부디, 잘 가시라고, 그리고 내년에는 짐을 들어 들이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6 쿼바디스 나마스테-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539
185 지상에 숟가락 하나 김우영 2012.01.10 541
184 인간의 성격은 자기의 운명이다 황숙진 2007.11.01 545
183 하얀 꽃밭 김사빈 2009.03.12 545
182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47
181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48
180 사랑스러운 우리 두꺼비 file 최미자 2008.09.10 549
179 저 붉은 빛 강민경 2009.05.03 549
178 시조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550
177 기타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김우영 2014.05.19 553
176 미지의 독자에게 올리는 편지 이승하 2011.08.23 554
175 암 (癌) 박성춘 2009.06.23 557
174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57
173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559
172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60
171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1) 박영호 2008.11.12 560
170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61
169 김우영 작가의 명품시리즈 '언니의 명품' 김우영 2012.02.11 561
168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62
167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563
Board Pagination Prev 1 ...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