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10 16:34

골반 뼈의 추억

조회 수 501 추천 수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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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절반 크기의 골반
뼈를 유심히 봤다 20대 초반 의대
일 학년 해부학 골학(骨學)에서
골반 뼈 밑으로 구멍이 뻥 뚫린
얼굴도 모르는 여자 골반 뼈를
세밀하게 뜯어본 거지 누군가와 푹신푹신한
솜이불 밑에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겼을
곱돌가루보다 더 고운
골반 뼈를 손끝으로 잘 만져
봤거든 까끌까끌한 감촉에 진저리를 치면서

내 손끝을 전자현미경으로
몇 만 배로 확대 시켜서 지금 다시 추억 속
골반 뼈를 더듬어 본다 디기디기 디기디기
야느두와 뎃 뎃 하는
재즈 스캣송을 듣는 듯 하네 그건 팅키팅  
팅키붐 하는 블루스의 어슬렁거리는
느린 보행 속도거든 그런데도 한 박자에
여러 음을 연주하면 더럽게 빠른 템포로
착각이 드는 재즈 멜로디처럼 이 여자 골반
뼈가 들쑥날쑥 하네 이건 순
돌덩어리 아냐 이거 하게 말이지

© 서 량 200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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