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10 11:56

난초

조회 수 644 추천 수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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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 돌담 밑 화단에
왼 종일 햇볕 좋아
봄날이 놀러 왔다 낮잠 자나 했더니

왠 걸
이리저리 뒤척일때마다
땅이 부풀이고 막돌이 흔들이더니

알머리에
주둥이 노랗고 조막손 불끈 쥔 놈이, 옹알이며
옹골차게 햇살을 빨아 먹는다

그만
견디다 못해 녹아버린 봄
젖가슴 다 내놓고 늘어지는데

거머리 같기도하고 진드기 같기도하고
흡입에 취하여 만족한 입술이
쩝쩝 입맛을 다시며 헤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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