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코끼리의 꿈은 경계에서 완성한다
2018.01.27 04:28
바다코끼리의 꿈은 경계에서 완성한다
바다코끼리들 모래사장에 한판 잠에 쓰러졌다
바다에서 뭍으로, 다시 뭍에서 바다로
여권도 세관 검사도 없는 느슨한 경계지에
허리 풀어 놓은 잠
긴 코도 넓은귀도 없이 바다코끼리로 불리는 그들
그들의 거주지엔 아예 S라인 이란 말이 있을 리 없어
도시와 마을에서 온 사람들은 잠시 느긋해진다
1월의 찬바람으로도 식지 않는 그 무엇인가
자다가도 짧게 돋은 팔로 모래를 끼얹고
큰 몸통을 바퀴로 굴려
갈대 듬성한 모래둔덕에 다시 눕는다.
열 발짝 거리로 다가가 보면
선명한 상처 자국들
지금은 쓸쓸한 바람이불을 덮고 잠에 들었지만
상처 입은 몸통은 큰 항아리
잠겼던 울음이 발효되었다가 메아리로 돌아온다.
바다코끼리의 다음 계절을 보고 싶다.
피 흘려 싸울 때도
이렇게 _()_
합장하는 두 손 모양을 만드는 그들
조금 멀리서 다시 바라 볼 것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0 | 하늘의 창 [2] | 유봉희 | 2018.01.25 | 184 |
59 | 보고 싶다 세바람꽃* | 유봉희 | 2018.01.27 | 101 |
58 | 갈매기는 아직도 그곳에서 꿈을 나른다 [2] | 유봉희 | 2018.01.27 | 92 |
57 | 잠시 부풀다 | 유봉희 | 2018.01.27 | 91 |
56 | 수평을 엎지르다 | 유봉희 | 2018.01.27 | 84 |
55 | 그늘을 밀어내다 | 유봉희 | 2018.01.27 | 91 |
54 | 몽돌을 읽어보다 | 유봉희 | 2018.01.27 | 101 |
53 | 방향키를 놓아버리다 | eubonghee | 2018.01.27 | 88 |
52 | 사철 우는 뻐꾸기 | eubonghee | 2018.01.27 | 78 |
51 | 해국이 핀다 | eubonghee | 2018.01.27 | 76 |
50 | 손 접시 | eubonghee | 2018.01.27 | 76 |
49 | 섬 | eubonghee | 2018.01.27 | 76 |
» | 바다코끼리의 꿈은 경계에서 완성한다 | eubonghee | 2018.01.27 | 85 |
47 | 매듭 | 유봉희 | 2018.01.27 | 85 |
46 | 퇴행退行 연습 | michael kim | 2018.01.27 | 102 |
45 | 저수지를 돌아보며 | eubonghee | 2018.01.27 | 78 |
44 | 들녘에 서다 | eubonghee | 2018.01.27 | 78 |
43 | 맷돌 | eubonghee | 2018.01.27 | 94 |
42 | 씨 | 유봉희 | 2018.01.27 | 84 |
41 | 언제나 U | eubonghee | 2018.01.27 | 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