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2018.01.27 07:39
맷돌
이끼 낀 지붕 아래 웃자란 잡초 마당
그 섬돌 옆 덩그마니 맷돌 한 짝
나비 날개에서 풀려난 바람이
맷돌의 옆구리 넌지시 쓸어보지만
어처구니없는 맷돌 돌리기
가당치도 않다
맷돌은 한 마음 간절히
섬돌에 떨어지는 낙숫물 화두 삼아
한 덩이 무심한 돌로 돌아가려는데
휘영청 떠오르는 얼굴들
싸락눈 뿌리는 저녁엔
비릿한 콩내음 둥근 식탁 웃음소리
맷돌은 제 무게가 다시 무겁다
저기 바다, 우리가 사는
아직도 동화책장을 넘기며
그 맷돌 소금 쏟아내며 돌아돌아 간다
‘멈추어라’ 그 말 잃어버린 우리들
짜고 쓴 바다에서 숨 넘어 간다
맷돌이 다시 돌로 돌아가는 길
소금 바다에서 옛집으로 가는 일
어처구니없는 맷돌 돌리기
그런 것인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 | 저수지를 돌아보며 | eubonghee | 2018.01.27 | 78 |
19 | 사철 우는 뻐꾸기 | eubonghee | 2018.01.27 | 78 |
18 | 느닷없이 | eubonghee | 2018.01.28 | 78 |
17 | 아침 목련 | eubonghee | 2018.01.28 | 77 |
16 | 한잔 권하다 | eubonghee | 2018.01.28 | 77 |
15 | 섬 | eubonghee | 2018.01.27 | 76 |
14 | 손 접시 | eubonghee | 2018.01.27 | 76 |
13 | 해국이 핀다 | eubonghee | 2018.01.27 | 76 |
12 | 별의 손 | eubonghee | 2018.01.28 | 75 |
11 | 아름다운 항복 | eubonghee | 2018.01.28 | 75 |
10 | 빗방울의 날개 | eubonghee | 2018.01.28 | 75 |
9 | 슈퍼 문 | eubonghee | 2018.01.28 | 75 |
8 | 어렵지 않다 | eubonghee | 2018.01.28 | 75 |
7 | 현주소 | eubonghee | 2018.01.28 | 74 |
6 | 다시 들리는 그녀 | eubonghee | 2018.01.28 | 74 |
5 | 거미와 금강산 | eubonghee | 2018.01.28 | 74 |
4 | 별 노래 | eubonghee | 2018.01.28 | 74 |
3 | 백 번째 이름 | eubonghee | 2018.01.28 | 74 |
2 | 방울 당나귀를 타고 | eubonghee | 2018.01.28 | 74 |
1 | 반달을 누가 보았을까 | eubonghee | 2018.01.28 | 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