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권하다

2018.01.28 02:07

eubonghee 조회 수:77

한잔 권하다

 

 

새끼 곰바위 오르는 길목

바위틈을 비집고 작은 소나무

하필이면 이런 곳에

말 할 뻔 했다

 

누구라도 한걸음 폭으로 넘기 어려운 곳

허공을 거스리며 기우뚱 가지를 뻗고 있다

지팡이 손잡이처럼 반들거리는

생소나무 팔

가지 끝에 푸른 솔 몇 가락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얼마나 많은 손들 잡아 끌어주었으면

저리 되었을까

 

가던 길 백팩을 풀어

그에게 한잔 권했다

어느 품계 높은 적송의 이 후손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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