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2018.01.28 03:37
버드나무
몸통 듬직한 길가에 버드나무
실바람에도 체통 없이 손 흔들어대는 것
좀 무엇하다
제 나이도 잊고 생머리 휘날리며
어딘가로 떠나겠다고 길목 지키는 것
좀 무엇하다
옛날 우물가에 버드나무는
잎 몇개로 왕비를 만들었다는데
천안 삼거리 버드나무는
지팡이에 잎을 피웠다는데
요즘엔 버드나무로 약을 만들어
집집마다 상비약이 되었다는데
밤마다 아스피린 한 알을 삼키는
버드나무 유씨 그녀는
피붙이의 수액을 받아
아침이면 바람 불지 않아도
버들잎으로 흔들린다는데
좀 무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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