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죽을 것 같이 그리운…



서랍을 열면 고향같은 당신의 가슴이 고물 고물거리며
내 속으로 스며들어 온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당신이 보낸 한 쪽의 쑥에서 풍겨나오는 내음새이다

뚜껑이 빨간장미 리본으로 곱게 묶어져 있는 상자에서는
당신의 모습이 어련거린다

그 고운 손을 이리 저리 옮기며 포장하며 내 품었던 당신의
숨결 앉음새 모두가 지금 이 서랍안에 전이되어
고스란히 숨쉬고 있다

서랍을 열면 나는 숨쉬고 있을 당신을 만나고 그래서
내 가슴은 또 두근거린다

짙은 와인색 상자를 두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본다
당신의 손바닥에서 묻은 땀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오는듯 하다

사랑은 이렇게 곳곳에서 나를 잠시도 숨 못쉬게 애워싸고 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하늘 까마득한 곳에서 구름되어
미소로 바라보고
다가와 지나쳐 가는 저 여인네 마져 당신을 닮았다

아~ 사랑아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내 있는 곳 마다에 저격수마냥 자리하고 있어 나를 그리움으로 죽을 것 같이
만드는데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이제 가을과 겨울이 조정되어 인디언 썸머가 와 있다
그 자락마다 마다에 머리를 삐죽 내밀고 겨울은 웃고 있다. 냉혹한 시린 미소로

그래도 나는 들판으로 달려 나가지 못한다
물든 단풍잎마져 당신의 향기로 나를 혼절하게 하면 나는 죽는다.
호수가 바로 옆에 겨울을 안고 있다.

어떻게 하란 말이냐 사랑아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숨쉬고 싶다 살고싶다
네 품속에서 숨쉬고 네 가슴속에서 살고 싶다
사랑에 치여 졸도하는 첫 남자로 나를 너는 만들려고 기를 쓰는구나

그래서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 책상 서랍을 닫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 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86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7 105
1885 시조 중심(中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2 175
1884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04
1883 중국 바로알기 김우영 2013.03.07 944
1882 중국 김영희 수필 작품해설 김우영 2011.06.18 1180
1881 줄어드는 봄날 새벽 배미순 2007.04.20 245
1880 시조 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7 50
1879 준비 김사빈 2005.12.05 261
» 죽을 것 같이 그리운... James 2007.10.12 177
1877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46
1876 죽고 싶도록 유성룡 2008.02.27 204
1875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17
1874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박성춘 2011.10.25 179
1873 주름살 영광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9 90
1872 주는 손 받는 손 김병규 2005.02.16 436
1871 죄인이라서 성백군 2006.03.14 153
1870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60
1869 성백군 2008.05.18 103
1868 좋은 사람 / 김원각 泌縡 2020.02.16 113
1867 시조 종자種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4 144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