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2:59

곱사등이춤

조회 수 2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67 쓸쓸한 명절 연휴를 보내고 있답니다 이승하 2008.02.08 131
1866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563
1865 잠 못 이룬 밤에 뒤적인 책들 이승하 2008.02.10 528
1864 연륜 김사빈 2008.02.10 166
1863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181
1862 등라(藤蘿) 이월란 2008.02.16 237
1861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2.17 123
1860 겨울 나무 강민경 2008.02.17 89
1859 겨울이 되면 유성룡 2008.02.18 151
» 곱사등이춤 이월란 2008.02.18 234
1857 눈꽃 이월란 2008.02.19 76
1856 봄을 심었다 김사빈 2008.02.20 114
1855 바람서리 이월란 2008.02.20 247
1854 노을 이월란 2008.02.21 99
1853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89
1852 心惱 유성룡 2008.02.22 108
1851 illish 유성룡 2008.02.22 92
1850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2.23 333
1849 이의(二儀) 유성룡 2008.02.23 197
1848 사유(事由) 이월란 2008.02.24 89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