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0 13:30

목소리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목소리


                                                                                        이 월란





고뿔에 걸린 지난 밤 기회만 엿보던 목소리가 도망쳤다
토호들이 뱉어낸 도그마(dogma)는 이미 대기권을 장악했다
하중을 견디지 못한 구름은 비가 되어 갈라진 땅에 고이고
간간이 스크럼을 짠 분노들이 싹쓸바람이 되어 쳐들어오기도 했다


때로 눈밝은 사람들은 맹풍이 휩쓸고 지나간 쑥대밭에서
오래전에 자신들이 뱉어놓은 것들의 잔재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목 꺾인 언어 조각들이 자기들 것이라고 아무도,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하진 않았다
신문지상엔 어제까지 일어났었고, 오늘도 일어나고 있으며
내일도 일어날, 그저 자연재해의 일종으로 무시로 보도 되었으며
그 미친바람의 속도와 피해상황만이 정확한 과학적 수치로 헤드라인을 장식하였다


꽃타래가 주절거리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무한궤도가 장착된 설소차의 배토판에 긁힌 거친 땅 위로
욕망이 삽질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생포된 꿈들이 탐조등 아래 엎드려 묵은 가요의 후렴처럼
응얼대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소리의 폐해가 또다른 소리를 잉태하고 있는 땅끝마을
목을 세운 소리관들이 여기저기에서 웅성웅성 걸어온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07 김우영 작가의 우리말 나들이 구조조정해야 할 ‘~적’과 ‘~ 내지 김우영 2012.06.01 405
1806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15 김우영 2015.05.14 359
1805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9 김우영 2015.04.28 220
1804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296
1803 기타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글 고치기와 띄어쓰기 김우영 2014.06.01 858
1802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24 김우영 2015.06.18 432
1801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25 김우영 2015.06.21 397
1800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29 김우영 2015.06.28 508
1799 수필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김우영 2013.10.27 769
1798 기타 김우영]한국어, 세계에 수출하자 김우영 2014.03.23 849
1797 수필 김우영의 "세상 이야기" (1)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 김우영 2015.01.12 427
1796 김우영의 세상사는 이야기 대전 중구의 효(孝)문화 가치 증대 아젠다 김우영 2013.02.16 700
1795 수필 김우영의 한국어 이야기- 7 김우영 2014.05.11 408
1794 기타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김우영 2014.06.18 220
1793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이승하 2009.09.17 1308
1792 김학송 수필집 작품해설(200자 원고지 22매) 김우영 2011.02.12 876
1791 시조 깊은 계절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6 88
1790 시조 깊은 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1 99
1789 까치밥 file 유진왕 2022.09.29 127
1788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30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