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0 16:11

침략자

조회 수 11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침략자


                      
                                                                                                                                                                              이 월란




전령병은 방음장치부터 시작하였다. 귀 있는 모든 생명체에 투명방벽이 세워지고 소음 하나 흘리지 않은 채 여기 저기에서 꽃이라는 지뢰포가 터졌다. 채홍빛 시한폭탄들은 정확한 시점에 소리 없이 발발했다. 지궁(地宮)은 바람을 타고 다니며 무언의 타전을 쳤고 포로가 된 지하의 무너진 억장들을 하나 하나 끌어내었다. 그들은 허공에 비색(緋色)의 한숨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하얀 탄피들이 날아다니며 화약연기같은 춘정을 뿌려대자 불지른 춘심마다 색정이 돋아났다. 점거된 동토마다 피어나는 아지랑이 사이로 동장군은 도망을 쳤고 헤픈 전리품들은 땅 위를 색종이처럼 날아다녔다.
갈래꽃들의 열병은 전염병처럼 골목들을 누볐고 점령지마다 화려한 꽃의 깃발이 펄럭이는 무지개빛 전쟁은 이제 막바지의 협상마저 필요없게 되었다. 땅은 꽃으로 초토화되었다.
주모자인 봄은 그렇게 쳐들어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6 시조 코로나 19 –교외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10 114
545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R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03 114
544 마음의 수평 성백군 2013.08.31 113
543 시조 코로나 19 –고향故鄕 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1 113
542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13
541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3
540 세상사 강민경 2020.01.01 113
539 좋은 사람 / 김원각 泌縡 2020.02.16 113
538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13
537 이렇게 살 필요는 없지 1 유진왕 2021.08.09 113
536 시조 모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4 113
535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113
534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13
533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13
532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12
531 다시 돌아온 새 강민경 2015.09.26 112
530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2
529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file 오연희 2017.06.30 112
528 빛의 일기 강민경 2018.11.15 112
527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12
Board Pagination Prev 1 ...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