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9 15:48

동굴

조회 수 13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굴



                                                        이 월란




어둠이 오면 동굴이 되는 사람들
태몽 속에서 유산되지 않을 목숨을 키운다
내일이면 방생할 몸
재난을 대비하려
새로운 가면이 벽에 걸리고
수의(壽衣)를 준비하듯 내일 입을 옷을 꺼내어둔다
염(殮)하듯 구석구석을 씻어낸 후
관속에 눕듯
정결히 누워 죽음을 연습한다
두려움에
그리움의 외줄을 타는 광대놀이
환한 빛 아래 중성이어야 했던 그들, 마음놓고
암컷이 되고 수컷이 된다
가뭄을 익혀 눈물병에 물을 저축하고
태양을 복제한 백열등 아래 진창길 육신을 말리며
무릎 오그린 태중의 모습으로
양수같은 어둠에 안기면
기어코 날짐승이 되어
가슴에 사다리를 놓고 별을 따러 올라간다
꽃이 되고
바람이 되고
안개가 되고
하늘로 쏟아져 올라가는 사람들의 빗소리
포도(鋪道)의 기승에서 도망친 사람들은
어둠의 낭하(廊下)에서 차라리
행복해지고 마는 것이다
서러운 금단(禁斷)의 순간이 날아다닌다
페시미즘의 지병을 다스리는 소리
농밀한 어둠과 동침에 들어가는
동굴 속




  1. 어버이날 아침의 산문과 시

    Date2008.05.07 By이승하 Views312
    Read More
  2. 사이클론(cyclone)

    Date2008.05.06 By이월란 Views159
    Read More
  3. 부동산 공식

    Date2008.05.06 By김동원 Views309
    Read More
  4. 걸어다니는 옷장

    Date2008.05.05 By이월란 Views219
    Read More
  5. 아름다운 비상(飛上)

    Date2008.05.01 By이월란 Views214
    Read More
  6. 통성기도

    Date2008.05.02 By이월란 Views179
    Read More
  7. 사람, 꽃 핀다

    Date2008.05.04 By이월란 Views224
    Read More
  8. 밤 과 등불

    Date2008.04.30 By강민경 Views119
    Read More
  9. 시나위

    Date2008.04.30 By이월란 Views263
    Read More
  10. 동굴

    Date2008.04.29 By이월란 Views132
    Read More
  11. 미음드레*

    Date2008.04.28 By이월란 Views210
    Read More
  12. 가슴을 이고 사는 그대여

    Date2008.04.28 By유성룡 Views193
    Read More
  13. 진실게임 2

    Date2008.04.27 By이월란 Views175
    Read More
  14. 흔들리는 집 2

    Date2008.04.25 By이월란 Views365
    Read More
  15.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Date2008.04.24 By이월란 Views265
    Read More
  16. 내 마음의 보석 상자

    Date2008.04.22 By강민경 Views301
    Read More
  17. 새벽길

    Date2008.04.22 By이월란 Views155
    Read More
  18. 꿈길

    Date2008.04.21 By이월란 Views222
    Read More
  19. 침략자

    Date2008.04.20 By이월란 Views112
    Read More
  20. 도망자

    Date2008.04.18 By이월란 Views15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