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1 21:12

과수(果樹)의 아픔

조회 수 21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늙은 과수(果樹)가
발 밑에 떨어진 낙과를 바라보며
오열을 참고있다

멍들고 깨어지고 갈라진것들이
부실해서 당한 재난이라고
옆가지 잘려나간 자리, 하얗게
생으로 드러낸 채
머리채를 쥐어뜯듯 나뭇잎을 뜯어내고 있다

그건, 간밤에
예고없이 닥친 태풍 때문이라는
위로의 말도 들리지만
그게 싫어서
입술을 깨물며 통곡을 참고있다

그럴때마다
죽은듯이 숨죽이며 땅속에 숨어있던 뿌리가
죄인이라 여겨 주눅던 마지막 자존심이
죽을 힘을 다해 용을 쓰고있다
굵은 힘줄이 여기저기 땅위로 솟구쳐
땅속을 얽어 매는것이다

태풍 때문이 아니라고
내가 부실해서 그렇다고
아직 내 품에는 남은 자식들이 있다고
오열을 참으며 불끈불끈 힘을 쓰고있다
가을해가 헉헉거리며 단내를 토해내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9 엄마 마음 강민경 2018.06.08 109
968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6.11 132
967 물구멍 강민경 2018.06.17 345
966 오, 노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08 95
965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강민경 2018.07.09 189
964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17 96
963 못난 친구/ /강민경 강민경 2018.07.17 92
962 바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25 250
961 태풍의 눈/강민경 강민경 2018.07.26 132
960 포스터 시(Foster City)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30 116
959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3
958 적폐청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8.10 108
957 바람산에서/강민경 강민경 2018.08.13 169
956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88
955 “말” 한 마디 듣고 싶어 박영숙영 2018.08.22 108
954 공존이란?/강민경 강민경 2018.08.25 115
953 사랑은 미완성/강민경 강민경 2018.08.29 322
952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8.29 146
951 담쟁이 그녀/강민경 강민경 2018.09.10 123
950 가을 묵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9.15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