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8 19:27

이빨 빠진 호랑이

조회 수 4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빨 빠진 호랑이 / 성백군


대기업 사장이야
늙어서도 호랑이지만
우리네 일반인들은 퇴직과 동시에
그날로 바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가 된다
마누라 눈치 보기 바쁘고
자식들에게 인사받기 글렀다
그동안 돈 좀 벌었다고
큰 소리 쳐 봤자 그 큰소리
빠진 이 사이로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가족 모임에서
음식을 먹다가 앞니가 부러 졌다
슬그머니 일어나 거울 앞에 서 보니
영락없는 희극배우다. 그래도
어린 손자들 앞에서는
할아버지라고 "어흥" 했더니만
우스워 죽겠다고 배를 쥐고 깔깔거린다.
나도 덩달아 오랜만에
아이들 앞에서 이빨 부러진 잇몸을 드러내고
격 없이 큰 소리내어 웃었더니
그동안 얽매고 있던 권위의 고리가 저절로 풀리고
마음이 헤벌어져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가족들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며 연신
뒷발질 해 된다
큰 애냐, 작은 애냐, 딸아이냐
누가 차일는지
이빨 하나에 1200불, 거금이라는데
늙은 호랑이가 더 무서운 줄 미쳐 몰랐을 깨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9 목이 말라도 지구는-곽상희 file 미주문협 2020.09.06 49
708 영원한 꽃이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9.07 114
707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8 105
706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39
705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88
704 코로나 현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2 102
703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02
702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강민경 2020.09.27 88
701 볶음 멸치 한 마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29 118
700 동심을 찾다 / 김원각 泌縡 2020.10.03 112
699 가을 묵상/강민경 강민경 2020.10.06 120
698 가을빛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07 92
697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82
696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5
695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泌縡 2020.10.18 168
694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0 168
693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泌縡 2020.10.26 158
692 가을, 수작 떨지 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7 103
691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29
690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27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