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중 물 이었네/강민경 퇴근 시간에 님 맞으러 가는 나는 한 바가지의 마중 물 이었네 에너지 충전으로 나선 길 이지만 밀고 당기는 끈끈한 배려 그 누구도 막지 못하네 만날 때마다 보폭이 짧은 내 걸음에 맞추면서 서둘러 오느라 배인 땀 삭히는 이 시점을 가장 행복해 하는 그이가 나라고 믿어 서로를 지우고, 세운 수십 년 굽은 길 건너 온 눈 속 가득 넉넉한 미소 속 여기를 지나 간 누구누구와 만나고 누구누구와 헤어지며 생수로 거듭 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