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짝 긋고/강민경
먹빛 하늘에 크고 작은
수천만 별들
깊은 웅덩이에서 끌어 올려 지는 듯
멀리서 가까이서 인사를 합니다
반가이 눈 마주치고
작은 별이 어른일까? 큰 별리 어른일까?
아기 별은 어디있지?
꼬리느는 안부, 나는 어느 별이지?
가슴 속에 이는 돌개바람 사방 팔방으로
꾸불텅꾸불텅 구부러져 좁아 터지고 말것 같은
작은 내 머리통
정적을 깨우는 바람 소리에 소심해서
어두운 하늘 한 귀퉁이를 도려냅니다
가장 큰 별로, 가장 작은 별로
당신과 나는 어둠 찢어 밝히는 한 동아리
길인 듯, 길이 아닌 길 위에서
뭍 별들 틈새를 벌려 새로이 좁은 길 트고
수천만 별 사이에서 나를 찾은 듯
내일의 하늘 빛에 밑줄 하나 짝 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