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7 07:55

바람난 첫사랑

조회 수 28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람난 첫사랑 / 강민경


처음 만난 붉은 *산 과바의 새콤달콤한
첫 키스 맛에 푹 빠져서
늘 곁에 있어야 할 사랑의 열매로 단정 지어
설탕에 잘 버무려
신주 모시듯 항아리에 넣어두었는데
오늘은 문득
*윌리윌리 산속에서 만난 노란 산 과바
달콤하고 순한 맛에 마음 뺏겼다

호기심이 동해서
처음엔 몇 알 애써 모았다가 슬며시
풀숲 위에 내려놓으며
산에서 내려갈 때 데려가겠다고 약속한다

그새,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닌데
벌써 몸과 마음이 지쳤음을
귀띔하는 게으른 눈의 핑계
첫사랑만 고집한다.

귀한 임자 만나 세상구경 하게 되었다고
잔뜩 부풀었을 노란 산 과바 마음이
내게 스미어 뒤따라오는 것 같아
자꾸 돌아보는데
이미 날 저문다고 해 그름, 땅거미가
무릎 툭툭 치며 발걸음 재촉한다.  


*산과바: 하와이 산에 나무 열매 이름.                
                                    *윌리윌리: 하와이 산 이름.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9 생선 냄새 서 량 2005.07.24 289
1688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89
1687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9
1686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89
1685 나 팔 꽃 천일칠 2004.12.30 288
1684 코리아타운. (1) 황숙진 2007.08.30 288
1683 시조 호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24 288
1682 시조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심사평> file 독도시인 2021.07.09 288
» 바람난 첫사랑 강민경 2013.07.07 287
1680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1679 겨울 바람과 가랑비 강민경 2006.01.13 286
1678 일곱 살의 남동생 김사빈 2008.06.05 286
1677 헬로윈 (Halloween) 박성춘 2011.11.02 286
1676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6
1675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86
1674 밤에 듣는 재즈 서 량 2005.05.17 285
1673 등산의 풍광 김사비나 2013.04.05 285
1672 담쟁이넝쿨 성백군 2013.04.13 285
1671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85
1670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