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7 배달 사고 성백군 2013.07.21 196
1466 나는 세상의 중심 성백군 2013.07.21 134
1465 밤 바닷가의 가로등 강민경 2013.07.29 156
1464 우리의 상황들 savinakim 2013.07.29 267
1463 채마밭 빈집 성백군 2013.07.29 262
»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52
1461 이슬의 눈 강민경 2013.08.01 283
1460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5
1459 8월의 나비와 저녁노을이 강민경 2013.08.22 252
1458 바다에의 초대 file 윤혜석 2013.08.23 213
1457 잠 자는 여름 file 윤혜석 2013.08.23 191
1456 마음의 수평 성백군 2013.08.31 113
1455 파도소리 강민경 2013.09.10 162
1454 바람의 독후감 성백군 2013.09.21 264
1453 눈물의 배경 강민경 2013.09.29 260
1452 김우영 작가의 거대한 자유 물결 현장, 미국, 캐나다 여행기 김우영 2013.10.03 710
1451 원 ․ 고 ․ 모 ․ 집 김우영 2013.10.10 303
1450 바람난 가뭄 성백군 2013.10.11 217
1449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3.10.11 301
1448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