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9 수필 인연 작은나무 2019.03.22 152
808 이름 2 작은나무 2019.02.23 152
807 터널 강민경 2019.05.11 152
806 내 마음에 꽃이 피네요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8 152
805 꽃에 빚지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9 152
804 아프리카엔 흑인이 없더이다 1 file 유진왕 2022.06.05 152
803 건널목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14 152
802 시조 서성이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1 152
801 시조 NFT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3 152
800 시조 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2 152
799 겨울이 되면 유성룡 2008.02.18 151
798 누전(漏電) 이월란 2008.03.23 151
797 시월애가(愛歌) 윤혜석 2013.11.01 151
796 5월의 기운 하늘호수 2016.05.28 151
795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151
794 고백 (6) 작은나무 2019.03.14 151
793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泌縡 2020.04.01 151
792 낙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24 151
791 시조 코로나 19 –고향故鄕 길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9.19 151
790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1.20 151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