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4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72
303 청포도 JamesAhn 2007.08.25 264
302 청혼 하였는데 강민경 2011.06.06 343
301 체험적 시론ㅡ공포와 전율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이승하 2009.10.14 1048
300 초가을인데 / 임영준 뉴요커 2005.09.12 266
299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0
298 초대받은 그대 시인에게 곽상희 2007.08.26 311
297 초록만발/유봉희 1 오연희 2015.03.15 175
296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189
»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50
294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29
293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2
292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51
291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388
290 초여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0 171
289 초여름 스케치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6.08 159
288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179
287 촛 불 천일칠 2005.01.02 363
286 촛불 강민경 2006.07.12 219
285 촛불 강민경 2014.12.01 177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