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9 노숙자 강민경 2013.10.24 238
668 노벨문학상 유감 황숙진 2009.10.11 1082
667 노래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6.30 339
666 노래 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3.11 307
665 시조 노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3 124
664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63 노란동산 봄동산 이 시안 2008.04.02 264
662 노년의 삶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06 123
661 노 생의 꿈(帝鄕) 유성룡 2008.03.29 371
660 년말 성백군 2005.12.19 274
659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27
658 네 잎 클로버 하늘호수 2017.11.10 157
657 네 둥근 가슴에 붙들리니 강민경 2009.12.16 796
656 시조 넝쿨찔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2 108
655 시조 넝쿨장미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2 100
654 시조 넝쿨손이 울타리를 만날 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4 164
653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6.11 132
652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36
651 넝쿨 선인장/강민경 강민경 2019.06.18 166
650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6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