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0 06:58

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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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 강민경
    
허한 마음 들켰는가
파도가 나를, 밤바다로 불러냈다.
어둠은 바다를 감추었지만
잠들지 못하고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 하얗게 어둠 가르며
숨차게 달려온다.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쉼이 없는 바다에도
물길이 있고 바람길이 있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파도, 서두르다가 방파제에 부딪혀
스러지는 것 같은 서성임
찰박찰박 해변을 적신다.
그는 때때로 하소연할 곳 없어
허한 내가 되기도 하고 쓸쓸함이 되기도 해서
누구에게나 가깝고 또 멀지만
마음 열어 따라가면
모래 위 내 발자국 지워 놓고
발등 쓰다듬다가 찰싹 엉겨 붙는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오랜만이라고, 반갑다고 보고 싶었다고
저리 호들갑인가! 둘러선 빌딩불빛 가로등불빛
아스라한 별빛과 놀잇배 조명등까지 불러놓고도
더 부를 이가 있는지 망막한 바다를 핥는다
나도 따라가는데, 캄캄한 바다 환해지고
내 허한 가슴에는 고향의 바랜 그리움이
물거품처럼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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