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차창 밖 길가에 새가 죽어있다
날개는 있는데 날지 못하는 그
날개는 없는데 달리는 나
그의 죽음을 보자마자
길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둘러 달리는 차량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는
내게로 난 길을 돌아
내가 태어난 집 안으로 들며
안도한다
좀 전에 본 죽은 새를 잊으려고
나의 죽음은 묻지도 않는데
질긴 세상은 소리소문없이
내가 끌어안고 달려온 하늘과 길과
들의 풀과 나무들을 풀어
에둘러
새겨준 한 마디 참말에는
차창 너머로 보았던 죽은 새의 날개는
누군가가 태어날 때 본 일이 없었지만
자연스레 접목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가 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89 |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 서 량 | 2005.02.17 | 320 | |
1788 | 수필 | 아침은 | 김사비나 | 2013.10.15 | 320 |
1787 | 시 | 오해 | 하늘호수 | 2017.10.12 | 320 |
1786 | 구자애의 시 | 백남규 | 2013.08.22 | 319 | |
1785 |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 강민경 | 2012.04.22 | 318 | |
1784 | (단편) 나비가 되어 (6) | 윤혜석 | 2013.06.23 | 318 | |
1783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318 |
1782 | 개펄 | 강민경 | 2009.02.19 | 317 | |
1781 | 한반도의 영역 | 김우영 | 2012.11.12 | 317 | |
1780 | 수필 |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 오연희 | 2016.06.01 | 317 |
1779 | 시조 |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 |
독도시인 | 2021.12.31 | 317 |
1778 | 잠명송(箴銘頌) | 유성룡 | 2007.07.14 | 316 | |
1777 | 시 |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 강민경 | 2015.03.31 | 316 |
1776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 김우영 | 2015.05.27 | 316 |
1775 |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 손홍집 | 2006.04.08 | 315 | |
1774 | 풀 | 강민경 | 2011.07.04 | 315 | |
1773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315 |
1772 | 시 | 난산 | 강민경 | 2014.04.17 | 315 |
1771 | 시 |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 차신재 | 2016.04.29 | 315 |
1770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임영준 | 뉴요커 | 2005.07.27 | 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