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2 07:47

가을의 승화(昇華)

조회 수 2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여름 장례식인가
풀벌레 밤새워 울더니만
나뭇잎들 혈기 꺾여 초록 내려놓고
온 산야에 불을 지르네
제 몸 태우며 발갛게 단풍드는데

나는 다 내려놓지 못해서
추억으로 절인 가슴이 서늘하고
가랑잎 사이 곡식 쪼아 먹은
새들의 다리는 통통 살을 찌우는데
무리 지어 원 그리는 고추잠자리
고추밭에 앉아 적요로 여문다
숲 속에 이는 바람에도 흔들림 없는
단단한 나를 받혀 세운다

높아가는 하늘이 감사로 열리는 축복의 날
해묵은 그리움을 걷어낸
가을 승화(昇華)에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이 출렁인다        

갈 때와 보낼 때를 아는
나뭇잎들,
스산한 속마음 행여 들킬까 전전긍긍은
크든 작든, 높고 낮은, 한마음 한뜻은
보낸 매미를 기억해 내고
귀뚜라미 소리 앞세워 겨울을 부른다
살진 열매의 가을에 나도 거둬들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8 시조 시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2 102
247 시조 독도수호 언택트 마라톤대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3 122
246 시조 모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4 127
245 시조 내일來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5 103
244 시조 십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6 161
243 드레스 폼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1.16 170
242 시조 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7 82
241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8 110
240 시조 방출放出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9 156
239 시조 담보擔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0 162
238 시조 명당明堂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1 121
237 시조 추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2 133
236 시조 유혹誘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3 88
235 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23 120
234 시조 종자種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4 159
233 시조 백수白壽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5 96
232 시조 안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6 87
231 시조 어제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7 109
230 시조 기다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8 93
229 시조 낙법落法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9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