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만삭이다
곧 출산을 앞둔 밤송이
벌어진 자궁 사이로
알밤 셋, 세쌍둥이다
평생
농사를 짓느라고 진(津) 빠진 잎사귀들
제 몸이 구멍 숭숭 뚫린 줄도 모르고
드디어 심 봤다며
산모의 곁에서 가을바람 쥐고 흔든다.
어~,
조금만 조금만 더!
힘쓸수록 나온다
나오라 해놓고 떨어져 잃을까 봐
안달하는 밤송이
뚝, 알밤 한 알 떨어진다
산골짜기를 흔드는 천둥소리에
선잠 깬 다람쥐 느긋하게
하품 한번 하고 돌아눕는다.
아직 두 알 더 남았다고
시
2013.11.03 15:49
밤송이 산실(産室)
조회 수 25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89 | 시 | 도심 짐승들 | 하늘호수 | 2017.05.21 | 184 |
1188 | 시 |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 泌縡 | 2020.04.16 | 184 |
1187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06 | 184 |
1186 | 개인적 고통의 예술적 승화 | 황숙진 | 2007.11.02 | 185 | |
1185 | 안부 | 김사빈 | 2011.12.31 | 185 | |
1184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85 |
1183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85 |
1182 | 시 | 혀공의 눈 | 강민경 | 2017.05.26 | 185 |
1181 | 시 | 7월의 생각 | 강민경 | 2017.07.07 | 185 |
1180 | 시 |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16 | 185 |
1179 | 시 | 그리움 하나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9.08 | 185 |
1178 | 시 |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1.08 | 185 |
1177 | 시조 |
몽돌 / 천숙녀
1 ![]() |
독도시인 | 2021.02.07 | 185 |
1176 | 시 |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 |
유진왕 | 2021.07.19 | 185 |
1175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3.18 | 185 |
1174 | 시 | 이스터 달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26 | 185 |
1173 | 해 바람 연 | 박성춘 | 2008.01.02 | 186 | |
1172 | 시 | 나쁜엄마-고현혜 | 오연희 | 2017.05.08 | 186 |
1171 | 시 | 외등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04 | 186 |
1170 | 시조 |
고운 꿈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4.30 | 1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