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6 14:10

장미에 대한 연정

조회 수 5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생일에
장미꽃을 선물 받아 축을 쌓듯
화병에 꽂아 놓고
자고 새면 아침 문안드리듯
물갈이해 대는 내 지극 정성인 삼 일 후
생글생글
천 년이라도 곁에 있을 것 같던
장미의 고개가 옆으로 기운다

잘릴 때 벌써 죽은 목숨인데
오래오래 살라는 채근이라니!

가는 시간 붙들어 놓지 못한다는 건
알지만, 어린아이 같은 내 생떼에
사나흘 더
시나브로 견뎌 주는 듯하던
깊이 꺾인 장미꽃 애절한 하소연에
그만 내 마음이 합하여지고
이슬 한 방울 남기지 않은
너의 장례를 치르며
나도 건조해서 초점을 잃었지만
두 눈에 새겨진 우수 어린
너의 모습은 영영 지울 수가 없다

장미야
네가 다시 오는 날
나는 변함 없이 여기서 너를 맞이 할 것이다.


  1. 등외품

  2. 초승달이 바다 위에

  3.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4. 장미에 대한 연정

  5.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6. 감사 조건

  7.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8. 단풍 한 잎, 한 잎

  9. 호박 꽃 속 꿀벌

  10. 억세게 빡신 새

  11. 낙엽단상

  12.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13. 갓길 불청객

  14. 물의 식욕

  15. 밤송이 산실(産室)

  16. 가을의 승화(昇華)

  17.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18. 시월애가(愛歌)

  19. 코스모스유감 (有感)

  20.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