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29 |
늦봄의 환상
![]() |
손영주 | 2007.05.13 | 155 | |
1428 | 나룻배 | 강민경 | 2007.11.09 | 155 | |
1427 | 새벽길 | 이월란 | 2008.04.22 | 155 | |
1426 | 시 | 바퀴벌레 자살하다 | 하늘호수 | 2017.03.30 | 155 |
1425 | 시 | 숨은 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1.18 | 155 |
1424 | 시 |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3.05 | 155 |
1423 | 시조 |
비이거나 구름이거나 바람일지라도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6.13 | 155 |
1422 | 시 |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20.03.24 | 155 |
1421 | 시 | 10월이 오면/ 김원각-2 | 泌縡 | 2020.12.13 | 155 |
1420 | 시조 |
일주문一柱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18 | 155 |
1419 | 밤 바닷가의 가로등 | 강민경 | 2013.07.29 | 156 | |
1418 | 시 | 봄 편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4.17 | 156 |
1417 | 시 | 가을 냄새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2 | 156 |
1416 | 시 | 파도 | 하늘호수 | 2016.04.22 | 156 |
1415 | 시 | 그리움이 익어 | 강민경 | 2017.10.08 | 156 |
1414 | 시 | 납작 엎드린 깡통 | 강민경 | 2017.06.18 | 156 |
1413 | 시 | 가을 총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18 | 156 |
1412 | 시 |
건강한 인연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1.28 | 156 |
1411 | 시 | 해와 별의 사랑 이야기 | 하늘호수 | 2016.12.16 | 157 |
1410 | 시 | 찡그린 달 | 강민경 | 2015.10.23 | 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