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28 | (단편) 나비가 되어 (3) | 윤혜석 | 2013.06.23 | 337 | |
1827 | 시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강민경 | 2013.10.17 | 336 |
1826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6 |
1825 | 시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06.13 | 336 |
1824 | 평론 |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 강창오 | 2016.05.17 | 336 |
1823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35 |
1822 | 시 | 어느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30 | 335 |
1821 | 시 | 유실물 센터 | 강민경 | 2015.07.24 | 334 |
1820 |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 2005.08.12 | 333 | |
1819 | 송어를 낚다 | 이은상 | 2006.07.19 | 333 | |
1818 | 바람의 길 4 | 이월란 | 2008.02.23 | 333 | |
1817 | 詩똥 | 이월란 | 2008.03.09 | 333 | |
1816 | 시 | 그리움 | 강민경 | 2019.04.26 | 333 |
1815 |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 김사빈 | 2005.04.02 | 332 | |
1814 | 방전 | 유성룡 | 2006.03.05 | 331 | |
1813 | 수필 |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 강창오 | 2016.07.05 | 331 |
1812 | 기타 | 거울에 쓰는 붉은 몽땅연필-곽상희 | 미주문협 | 2017.11.07 | 331 |
1811 | 새 출발 | 유성룡 | 2006.04.08 | 330 | |
1810 | 낡은 재봉틀 | 성백군 | 2006.05.15 | 330 | |
1809 |
여호와의 거시기는 & 아무거나
![]() |
박성춘 | 2007.06.25 | 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