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5 | 시 | 럭키 페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09 | 80 |
864 | 라이팅(Lighting) | 성백군 | 2007.12.06 | 189 | |
863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강민경 | 2020.09.27 | 82 |
862 | 시 |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 2017.02.28 | 153 |
861 | 시조 | 뜨겁게 풀무질 해주는 나래시조, 50년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14 | 155 |
860 | 시조 | 똬리를 틀고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6 | 109 |
859 | 또 하나의 고별 | 전재욱 | 2004.12.27 | 212 | |
858 | 시 | 또 배우네 1 | 유진왕 | 2021.07.29 | 55 |
857 | 떨어지는 해는 보고 싶지 않다고 | 강민경 | 2011.11.26 | 424 | |
856 | 시 | 떡 값 1 | 유진왕 | 2021.07.28 | 134 |
855 | 시 | 때늦은 감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2.10 | 89 |
854 | 땅에 하늘을 심고 /작가 故 박경리 선생님을 추모하면서... | 신 영 | 2008.05.24 | 413 | |
853 | 시 |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6 | 280 |
852 | 디베랴 해변 | 박동수 | 2010.08.27 | 915 | |
851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07 |
850 | 시 | 등에 등을 기대고 앉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7.27 | 142 |
849 | 등산의 풍광 | 김사비나 | 2013.04.05 | 285 | |
848 | 시조 | 등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7 | 140 |
847 | 시조 | 등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2 | 120 |
846 | 등라(藤蘿) | 이월란 | 2008.02.16 | 2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