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89 |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 김사빈 | 2006.12.19 | 487 | |
1988 | 고향에 오니 | 김사빈 | 2006.12.19 | 424 | |
1987 |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 박영호 | 2006.12.28 | 879 | |
1986 |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 이승하 | 2006.12.31 | 894 | |
1985 |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 유성룡 | 2007.01.09 | 247 | |
1984 | 전지(剪枝) | 성백군 | 2007.01.18 | 209 | |
1983 | 기도 | 성백군 | 2007.01.18 | 145 | |
1982 | 빈컵 | 강민경 | 2007.01.19 | 353 | |
1981 |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 박영호 | 2007.01.22 | 914 | |
1980 |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 유성룡 | 2007.02.03 | 290 | |
1979 |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이승하 | 2007.02.23 | 500 | |
1978 | 곤지(困知) | 유성룡 | 2007.02.28 | 212 | |
1977 | 地久 | 천일칠 | 2007.03.08 | 229 | |
1976 | 꽃 그늘 아래서 | 지희선(Hee Sun Chi) | 2007.03.11 | 133 | |
1975 | 시조 짓기 | 지희선(Hee Sun Chi) | 2007.03.11 | 155 | |
1974 | 노시인 <1> | 지희선 | 2007.03.11 | 175 | |
1973 | 우리가 사는 여기 | 김사빈 | 2007.03.15 | 242 | |
1972 | 초승달 | 성백군 | 2007.03.15 | 204 | |
1971 | 낙엽 이야기 | 성백군 | 2007.03.15 | 194 | |
1970 | 3월에 대하여 | 김사빈 | 2007.03.18 | 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