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28 | 시 | 운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25 | 74 |
1427 | 시 |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11 |
1426 | 시 |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247 |
1425 | 시 |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83 |
1424 | 시 |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5 | 117 |
1423 | 시 | 기회 | 작은나무 | 2019.06.22 | 184 |
1422 | 시 | 넝쿨 선인장/강민경 | 강민경 | 2019.06.18 | 165 |
1421 | 시 | 난해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8 | 110 |
1420 | 시 |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06.15 | 116 |
1419 | 시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2 | 244 |
1418 | 시 | 올무와 구속/강민경 | 강민경 | 2019.06.11 | 182 |
1417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2 |
1416 | 시 |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 泌縡 | 2019.06.07 | 144 |
1415 | 시 | 빛에도 사연이 | 강민경 | 2019.06.06 | 121 |
1414 | 시 |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04 | 120 |
1413 | 시 |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03 | 94 |
1412 | 시 |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5.31 | 209 |
1411 | 시 | 조개의 눈물 | 강민경 | 2019.05.30 | 147 |
1410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07 |
1409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