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2 17:12

몽돌과 파도

조회 수 3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몽돌과 파도 / 성백군
                                                                                          


황금산* 앞바다에는 몽돌이 많다
파도가 밀려오면 고개 숙여 넘기고
당기며 쓸어가려고 하면 슬쩍
옆구리 비틀면 그만이다

몽돌이라고 처음부터 몽돌이었을까?
막돌이 몽돌 되기까지는
깎기고 깨어지면서 날을 세우기도 했겠고
울며 억울하다고 대들기도 했겠지만
그런다고 파도가 멈추기라도 했다던가?
성질 죽고 각 지우며 날마다 당하다 보니
파도가 미끄러지네, 둥글둥글 아프지 않다

물 흐르듯 쉬운 삶, 나도 많이 닮고 싶어
이런 모임 저런 모임에서 자주 손 내밀고
잘 아는 사람, 적당히 아는 사람, 영 모르는 사람
내민 손 거슬리지 않고 아는 것처럼 반기면
정말 반가워지는 인격이 된다

‘자갈자갈’ 몽실몽실
황금산 앞바다 파도소리는
파도소리가 아니다
오랫동안 저희끼리 부딪치고 뒹굴며 인내하다 보니
저절로 겸손해진 몽돌과
파도가 연주하는 바다의 교향곡이다.


*황금산 :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다
                 해발 129m의 산으로 원래 섬이었지만 얕은 바다에 모래가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스토리문학관  2013년 9월, 이달의 詩 선정 작

               553 - 0924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7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1
866 폴짝폴짝 들락날락 강민경 2018.11.07 151
865 내 마음에 꽃이 피네요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8 151
864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泌縡 2020.04.01 151
863 낙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24 151
862 시조 묵정밭 / 천숙녀 3 file 독도시인 2021.02.03 150
861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50
860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50
859 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8 150
858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50
857 8월은 성백군 2014.08.11 149
856 촛불민심 하늘호수 2016.12.21 149
855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49
854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49
853 이름 2 작은나무 2019.02.23 149
852 엿 같은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0 149
851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49
850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49
849 시조 담보擔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0 149
848 공통 분모 김사비나 2013.04.24 148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