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2 17:18

태아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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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영혼 / 성백군                                                                                          
                                                                                          


이른 아침
길가 잔디밭에 맺힌 이슬은
지워진 태아의 영혼
물방울 다이아몬드처럼 반짝거린다

풀잎마다 또렷또렷
세상 가정보다 더 많은 수가 모여서
달빛도 먹고 별빛도 먹다가
소리 없이 운다

남들 다 자는 밤에
세상에 내려와 세상에서 못다 한 삶
숨어 살다가 해 뜨자
사람들 눈에 띌까 봐 눈 녹듯 사라진다

살려고 왔다가 버려진 생명
흔적도 없이 지워진 삶
그중에 내 아이는 어느 구천에서 헤매고 있는지

손끝에 닫는 느낌이 너무 차가 와
마음 베일 것 같다

        579 - 020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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