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5 16:51

내다심은 행운목

조회 수 2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자주 가는
산길 초입에 행운목
그동안 물올라 시냇가의 버들가지 같다
골바람 쥐고 흔드는 모습이
산마루에 꽂아 놓은 승리의 깃발이다

비틀고 추스르고 뛰어오르고
잎들이 날아보겠다고 파닥거리며
날갯짓을 할 때마다 튕겨 나가는 숨소리
푸드덕, 낮잠 자던 장끼 대신 날다

포기하고 죽은 듯 살았더라면
베란다 한구석 옹기단지 속에 갇혀서
그럭저럭 살다가 죽을 생인데
그렇게는 못 살겠다고
세상과 맞서 바람과 싸우다 일찍
누렇게 시들어가는 모습이, 삶에 지친 나 같아
장례 치르는 심정으로 내다 심었더니

더디어 해냈다고
단지에서 나왔다고
운명이 깨졌다고
솟구쳐 상처 난 뿌리 대신에 발이 생기더라며
내가 한일인데, 제가  걸어나온 것처럼 반기는 행운목

그래, 네가 나에게도 행운이면 좋겠다.


      555 - 1003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7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1
866 폴짝폴짝 들락날락 강민경 2018.11.07 151
865 내 마음에 꽃이 피네요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28 151
864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泌縡 2020.04.01 151
863 낙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24 151
862 시조 묵정밭 / 천숙녀 3 file 독도시인 2021.02.03 150
861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50
860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50
859 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8 150
858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50
857 8월은 성백군 2014.08.11 149
856 촛불민심 하늘호수 2016.12.21 149
855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49
854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49
853 이름 2 작은나무 2019.02.23 149
852 엿 같은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0 149
851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49
850 천국 방언 1 유진왕 2021.07.15 149
849 시조 담보擔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0 149
848 공통 분모 김사비나 2013.04.24 148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