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5 16:51

내다심은 행운목

조회 수 2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자주 가는
산길 초입에 행운목
그동안 물올라 시냇가의 버들가지 같다
골바람 쥐고 흔드는 모습이
산마루에 꽂아 놓은 승리의 깃발이다

비틀고 추스르고 뛰어오르고
잎들이 날아보겠다고 파닥거리며
날갯짓을 할 때마다 튕겨 나가는 숨소리
푸드덕, 낮잠 자던 장끼 대신 날다

포기하고 죽은 듯 살았더라면
베란다 한구석 옹기단지 속에 갇혀서
그럭저럭 살다가 죽을 생인데
그렇게는 못 살겠다고
세상과 맞서 바람과 싸우다 일찍
누렇게 시들어가는 모습이, 삶에 지친 나 같아
장례 치르는 심정으로 내다 심었더니

더디어 해냈다고
단지에서 나왔다고
운명이 깨졌다고
솟구쳐 상처 난 뿌리 대신에 발이 생기더라며
내가 한일인데, 제가  걸어나온 것처럼 반기는 행운목

그래, 네가 나에게도 행운이면 좋겠다.


      555 - 1003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22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6
1621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76
1620 수필 “시계가 어떻게 혼자서 가?” son,yongsang 2016.03.25 276
1619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76
1618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76
1617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9 276
1616 축시 손홍집 2006.04.07 275
1615 연어 복 영 미 2006.01.26 273
1614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3
1613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73
1612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5.11 272
1611 청포도 JamesAhn 2007.08.25 272
1610 터널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6.05 272
1609 불꽃 놀이 강민경 2006.01.02 271
1608 당신을 그리는 마음 2 유성룡 2006.03.01 271
1607 그들의 한낮 손영주 2007.04.24 271
1606 태양이 떠 오를때 강민경 2009.01.31 271
1605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271
1604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3 271
1603 날 붙들어? 어쩌라고? 강민경 2015.03.15 270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