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
낡은 재봉틀
-
여호와의 거시기는 & 아무거나
-
그 소녀의 영력(靈力)
-
무 덤 / 헤속목
-
아이들과갈비
-
그림자의 비애
-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
겨레여! 광복의 날을 잊지 맙시다
-
무 궁 화
-
멸치를 볶다가
-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오월의 아카사아
-
바람의 독후감
-
야생화 이름 부르기 / 성백군
-
건망증과 단순성-김태수
-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
월터 아버지
-
미루나무 잎들이
-
사랑은 미완성/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