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65 | 시 | 자질한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23 | 198 |
464 | 시조 | 자하연 팔당공원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2 | 74 |
463 | 자화상(自畵像) | 유성룡 | 2005.11.24 | 193 | |
462 | 시 | 작은 꽃 | 강민경 | 2017.11.26 | 225 |
461 | 시 | 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5.04 | 154 |
460 | 잔설 | 성백군 | 2006.03.05 | 157 | |
459 | 잔설 | 강민경 | 2006.03.11 | 166 | |
» | 시 | 잘 박힌 못 | 성백군 | 2014.04.03 | 311 |
457 | 잠 못 이룬 밤에 뒤적인 책들 | 이승하 | 2008.02.10 | 527 | |
456 | 잠 자는 여름 | 윤혜석 | 2013.08.23 | 191 | |
455 | 잠명송(箴銘頌) | 유성룡 | 2007.07.14 | 316 | |
454 | 시조 | 잠시 쉬는 동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7.15 | 103 |
453 | 시 | 잡(雜)의 자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09 | 133 |
452 | 시 | 잡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21 | 200 |
451 | 시조 | 잡초雜草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15 | 110 |
450 | 장 마 | 천일칠 | 2005.01.11 | 282 | |
449 | 시조 | 장날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02 | 99 |
448 | 장대비 | 이월란 | 2008.03.15 | 293 | |
447 | 장대비와 싹 | 강민경 | 2006.03.14 | 100 | |
446 | 시 |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 강민경 | 2019.10.09 | 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