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과
강민경
가슴에 하트 무늬 새겨 놓은
반쪽 남은 사과 앞에서
나는
연못가 수양버들 같이 흔들렸다
푸른 하늘과 별들의 노래와
광활한 벌판 건너
출렁이는 바닷바람까지
잠재운 열정으로 터질 것 같은
붉은 사과! 너의 카리스마는
전에 내가 다 꺼내 보이지 못한
사랑의 문신이었다
많고 흔한 사람 중에
나는 왜
너에게 넋을 빼앗겼을까
이 나이에 주책없이 이는
정념(情念)이 당황스럽다
내 안에서도
지금까지 떼어 내지 못한
빨간 심장 하나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루처럼 강을 넘어오고 있었구나!
너는 아삭아삭하고 사근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뜨끈한
그런 심장을 잃어버리고 산 일 없는
연못가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었던 것이다
꿈 아닌 꿈으로 버텨 온
오늘을 맞아들이기까지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87 | 발자국 | 성백군 | 2005.12.15 | 183 | |
»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3 |
1085 | 시조 | 반성反省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02 | 142 |
1084 | 시 | 반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14 | 99 |
1083 | 시 |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 박영숙영 | 2021.01.26 | 82 |
1082 | 박영숙영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ㅡ작품해설(1) | 박영숙영 | 2011.07.04 | 698 | |
1081 | 박영숙영 " 어제의 사랑은 죽지를 않고 ㅡ작품해설(2) | 박영숙영 | 2011.07.04 | 602 | |
1080 | 박명 같은 시 형님 | 강민경 | 2011.09.01 | 457 | |
1079 | 시 | 바퀴벌레 자살하다 | 하늘호수 | 2017.03.30 | 154 |
1078 | 시 | 바위의 탄식 | 강민경 | 2016.07.07 | 249 |
1077 | 바위산에 봄이 | 강민경 | 2013.04.10 | 206 | |
1076 | 시 | 바위가 듣고 싶어서 | 강민경 | 2015.04.15 | 200 |
1075 | 수필 | 바람찍기 | 작은나무 | 2019.02.28 | 221 |
1074 | 바람좀 재워다오/김용휴 | 김용휴 | 2006.06.18 | 343 | |
1073 | 시 | 바람의 필법/강민경 | 강민경 | 2015.03.15 | 350 |
1072 | 시 |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08 | 103 |
1071 | 바람의 생명 | 성백군 | 2008.09.23 | 163 | |
1070 | 시 | 바람의 면류관 | 강민경 | 2017.06.01 | 171 |
1069 | 시조 |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 미주문협관리자 | 2016.11.02 | 560 |
1068 | 시 |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4.02 | 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