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이다/강민경
아무도
나를
감기라는 죄목을 씌워
감옥 속에 가둔 일 없는데
보이지 않는 이 창살은 어찌해서
내 자유를 구속하는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는 딸 보다 앞서는
나 자신의 두려움
아기에게, 어미에게
감기 옮겨 줄까 봐 지은 죄 없이 조심스러워
가까이 갈 수 없는 지척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감옥이라는 언어만으로도
경계의 눈초리
맵고 싸늘해야 맞는데
스스로 움츠리는 나를
위로하는
우렁찬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그랬다
이만큼 떨어져 있어도
지척에서 너를 보는 듯
감기님을 내 보내느라
온 힘 쏟아 감옥을 걷어낸다
시
2014.05.05 06:00
창살 없는 감옥이다
조회 수 29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01 | 귀향 | 강민경 | 2006.05.29 | 229 | |
900 | 아픔이 올 때에 | 김사빈 | 2007.09.11 | 229 | |
899 | 대나무 마디 | 성백군 | 2013.06.26 | 229 | |
898 | 시 |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8.23 | 229 |
897 | 시 | 마지막 기도 | 유진왕 | 2022.04.08 | 229 |
896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30 | |
895 | 기타 |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 김우영 | 2014.06.18 | 230 |
894 | 시 | 낯 선 승객 | 박성춘 | 2015.06.15 | 230 |
893 | 시 |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 강민경 | 2018.07.09 | 230 |
892 | 시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정용진 | 2019.05.17 | 230 |
891 | 촛불 | 강민경 | 2006.07.12 | 231 | |
890 | 시 |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 미주문협 | 2017.11.08 | 231 |
889 | 네가 올까 | 유성룡 | 2006.03.28 | 232 | |
888 | 고래잡이의 미소 | 유성룡 | 2006.03.07 | 232 | |
887 | 하늘을 바라보면 | 손영주 | 2008.02.28 | 232 | |
886 | 시 | 물에 길을 묻다 | 강민경 | 2016.10.20 | 232 |
885 | 시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강민경 | 2016.01.26 | 232 |
884 | 시 | 복숭아꽃/정용진 | 정용진 | 2015.03.24 | 232 |
883 | 시 | 입동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13 | 232 |
882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