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3 21:22

손안의 세상

조회 수 2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손안의 세상 / 성백군
                                                                                            

손을 펴면 세상이 보여요
손바닥에는 길이 있고 강이 있고
손금들이 다 지나온 길이고 남은 여정이네요
오므리면 계곡, 참 깊어요

생명선 결혼선 운명선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네요
갈라지고 끊기고 또다시 이어지고, 험한 세상
잘 견디며 왔네요
사느라 바빠서 그게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아온 덕에
바닥에는 굳은살이 배겨서
반들반들, 빛나는 곳도 있네요

운명이라는 것 있나요?
혹, 있다면 피해 갈 수 있었을까요?
안다면, 불도저로 모퉁이를 밀어 여울물을 없애고
시멘트를 발라 웅덩이를 내쫓고---
벌써 세상 끝났겠죠
지문조차 밀어버렸을 테니까요

하늘에도 점성술이 있다는데
알려고 힘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워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더니
별들이 손바닥에 내려와 뜨네요
손금과 손금이 만나 별이 된 곳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야기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내 있는 자리를 찾아, 살 궁리하다 보니
어느새 동이 틔네요

    
*시마을 작가회 2013년 10월의 詩 선정
           554 - 0927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9 ,혼자 라는것 강민경 2009.05.26 690
1688 사목(死木)에는 성백군 2009.06.19 611
1687 암 (癌) 박성춘 2009.06.23 572
1686 두 세상의 차이 박성춘 2009.07.05 640
1685 동그라미 성백군 2009.07.07 611
1684 누가 뭐라해도 강민경 2009.07.07 660
1683 눈 안에 든 별 성백군 2009.07.31 883
1682 조국땅을 그리며 박성춘 2009.08.02 630
1681 빛이 되고픈 소망에 강민경 2009.08.03 653
1680 김대중 선생님을 추모하며 황숙진 2009.08.18 943
1679 , 는개 그치네 강민경 2009.08.20 839
1678 몽유병 쏘나타 오영근 2009.08.25 838
1677 규보跬步 유성룡 2009.09.14 783
1676 어느 시인의 행적 유성룡 2009.09.17 681
1675 김천화장장 화부 아저씨 이승하 2009.09.17 1312
1674 어느 정신분열 환자의 망상 박성춘 2009.09.21 752
1673 밤에 쓰는 詩 박성춘 2009.09.21 666
1672 길(道) 김용빈 2009.09.23 711
1671 노벨문학상 유감 황숙진 2009.10.11 1082
1670 체험적 시론ㅡ공포와 전율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이승하 2009.10.14 1062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