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85 | 시조 | 몽돌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7 | 164 |
984 | 시 | 아내의 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5.26 | 164 |
983 | 꽃씨 | 이월란 | 2008.03.11 | 163 | |
982 | 봄의 가십(gossip) | 이월란 | 2008.03.17 | 163 | |
981 | 시 | 갈잎의 잔소리 | 하늘호수 | 2016.11.01 | 163 |
980 | 시 | 11월의 이미지 | 강민경 | 2015.11.13 | 163 |
979 | 시 |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7 | 163 |
978 | 시조 | 코로나 19 – <2021년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비대면 개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21 | 163 |
977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8 | 163 |
976 | 시 | 가을, 잠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19 | 163 |
975 | 바람의 생명 | 성백군 | 2008.09.23 | 162 | |
974 | 파도소리 | 강민경 | 2013.09.10 | 162 | |
973 | 수필 | 봄날의 기억-성민희 | 오연희 | 2016.02.01 | 162 |
972 | 시 | 사망보고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21 | 162 |
971 | 시 |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20 | 162 |
970 | 시조 | 두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27 | 162 |
969 | 시 | 평 안 1 | young kim | 2021.03.30 | 162 |
968 | 세상을 열기엔- | 손홍집 | 2006.04.09 | 161 | |
967 | 광녀(狂女) | 이월란 | 2008.02.26 | 161 | |
966 | 저녁별 | 이월란 | 2008.03.25 | 1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