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4 19:56

꽃 학교, 시 창작반

조회 수 2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마을 공원 화단에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꽃 학교가 문을 열고 시 창작반이 개설된다

채송화,  
가시 달린 새빨간 장미,
걸핏하면 옆집 담을 넘는 부겐베리아,
훌라댄스 귓바퀴만 좋아하는 플루메리아,
무궁화가 하와이에 이민 오면서 개명한 하이비스커스,
결혼식 피로연에 자주 나타나 향기로 신부를 당황케 하는 가드니아,
꽃이 되고 싶어 화단 울을 몰래 넘다가 들켜 돌 틈에 주저앉은 강아지풀, 등등

산골 출신도 있고 바닷가 출신도 있고
드물지만 물 건너온 이름 모를 유학생도 있다.
다들, 햇볕 교수님 모시고
꽃 피우는 법을 배운다
햇살을 받아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꽃봉에 적다 보면
꽃잎이 버러지면서 솔솔 향기 품은 글자가 나오는데
자음과 모음이 서로 달라 그냥 문장이 아니라
저마다 개성이 또렷한 詩가 된다.

벌 나비 심사위원
맛보고, 냄새 맡고, 흥얼거리더니
모두가 하나하나 무슨 무슨 대상감이란다
바람 문학방송사 산천초목 돌아다니며 뉴스를 전하고
풀벌레 독자들, 전국에서 떼 지어 몰려와 드디어
꽃밭이 문단이 되었다고
와~ 와~

우리 집 화단도
그랬으면 좋겠다.

   601 - 0529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8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74
627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26 새벽, 가로등 불빛 성백군 2005.07.28 275
625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75
624 밴드부 불량배들 서 량 2005.08.03 276
623 준비 김사빈 2005.12.05 276
622 성탄 축하 선물 이승하 2005.12.21 276
621 한시 십삼분의 글자 박성춘 2007.11.24 276
620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619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6
618 일 분 전 새벽 세시 박성춘 2009.01.24 277
617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77
616 신아(新芽)퇴고 유성룡 2006.03.03 278
615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278
614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79
613 한 점 바람 강민경 2015.09.25 279
612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79
611 초가을인데 / 임영준 뉴요커 2005.09.12 280
610 날지못한 새는 울지도 못한다 강민경 2008.10.12 280
609 선잠 깬 날씨 강민경 2013.02.13 280
Board Pagination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