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말/강민경
부모 형제, 부부가 서로의
이름을 불러야 친근하다는 미국의
이디엄*과 한국 이디엄의 차이에
아이, 어른, 너, 나, 없이 자주 부대낀다
이방인 되지 않겠다는
아이들을 따라가는 나는
흰색도 검정도 아닌 회색인(人)
언어에 허기진 이민자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나는 한국인
내 맛없는 말은 때 지난 나물국 맛 같은
오늘이 미래인 것만 같아도
종종 저녁 시간을 놓친
아이들의 음식을 챙기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제 일은 저 스스로 하겠다고
마땅찮아 하는 것을
아이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
이민자가 아니었더라도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이따위 시시한 일로 부대끼며
무안해하고 낮 설어 했을까
오늘은 언제나 과거요
미래가 아니라면 좋겠는데!
*민족사의 언어, 한민족이나 국민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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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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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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