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89 | 시 | 깜박이는 가로등 | 강민경 | 2015.11.06 | 142 |
1788 | 깡패시인 이월란 | 황숙진 | 2010.03.01 | 895 | |
1787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3.18 | 185 |
1786 | 껌 | 박성춘 | 2010.02.23 | 751 | |
1785 | 시 |
껍질 깨던 날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24 | 82 |
1784 | 시 |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 泌縡 | 2020.11.19 | 124 |
1783 | 시 |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27 | 201 |
1782 | 꽃 그늘 아래서 | 지희선(Hee Sun Chi) | 2007.03.11 | 133 | |
1781 | 시조 |
꽃 무릇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11.30 | 252 |
1780 | 시 | 꽃 뱀 | 강민경 | 2019.07.02 | 84 |
1779 | 시 | 꽃 속에 왕벌 | 하늘호수 | 2016.09.28 | 204 |
1778 | 시 | 꽃 앞에 서면 | 강민경 | 2018.05.11 | 172 |
1777 | 시 |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 2014.06.14 | 272 |
1776 | 시 | 꽃, 지다 / 성벡군 | 하늘호수 | 2015.08.10 | 253 |
1775 | 시 |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1 | 15 |
1774 | 시 |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12 | 95 |
1773 | 시조 |
꽃등불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4.15 | 120 |
1772 | 꽃망울 터치다 | 김우영 | 2012.11.01 | 450 | |
1771 | 시 | 꽃보다 나은 미소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4.01 | 196 |
1770 | 시 | 꽃보다 청춘을 | 강민경 | 2017.05.12 | 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