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47 | 채마밭 빈집 | 성백군 | 2013.07.29 | 262 | |
646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62 |
645 | 시 |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 하늘호수 | 2015.07.27 | 262 |
644 | 시 | 한 점 바람 | 강민경 | 2015.09.25 | 262 |
643 |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 김윤자 | 2005.05.11 | 263 | |
642 | 당신을 그리는 마음 2 | 유성룡 | 2006.03.01 | 263 | |
641 | 노란동산 봄동산 | 이 시안 | 2008.04.02 | 263 | |
640 | 태양이 떠 오를때 | 강민경 | 2009.01.31 | 263 | |
639 | 우리는 동그라미 한가족 | 김우영 | 2013.02.27 | 263 | |
638 | 오늘은 건너야 할 강 | 윤혜석 | 2013.06.27 | 263 | |
637 | 어젯밤 단비 쏟아져 | 서 량 | 2005.07.28 | 264 | |
636 | 연어 | 복 영 미 | 2006.01.26 | 264 | |
635 | 청포도 | JamesAhn | 2007.08.25 | 264 | |
634 | 그 나라 꿈꾸다 | 손영주 | 2007.10.28 | 264 | |
633 | 바람의 독후감 | 성백군 | 2013.09.21 | 264 | |
632 | 시 | 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2 | 264 |
631 | 노란리본 | 강민경 | 2005.06.18 | 265 | |
630 | 칡덩쿨과 참나무 | 성백군 | 2005.11.24 | 265 | |
629 | 축시 | 손홍집 | 2006.04.07 | 265 | |
628 |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 이월란 | 2008.04.24 | 2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