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3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9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1788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320
1787 오해 하늘호수 2017.10.12 320
1786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9
1785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강민경 2012.04.22 318
1784 (단편) 나비가 되어 (6) 윤혜석 2013.06.23 318
»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318
1782 개펄 강민경 2009.02.19 317
1781 한반도의 영역 김우영 2012.11.12 317
1780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17
1779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17
1778 잠명송(箴銘頌) 유성룡 2007.07.14 316
1777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1776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316
1775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15
1774 강민경 2011.07.04 315
1773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315
1772 난산 강민경 2014.04.17 315
1771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15
1770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임영준 뉴요커 2005.07.27 314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