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44 | 너만 생각할 수 있는 이 밤 | 유성룡 | 2006.04.20 | 356 | |
643 | 시 |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 강민경 | 2016.01.09 | 136 |
»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284 |
641 | 너를 보고 있으면 | 유성룡 | 2006.05.27 | 279 | |
640 | 너로 허전함 채우니 | 강민경 | 2012.06.26 | 212 | |
639 |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 윤혜석 | 2013.06.30 | 183 | |
638 | 시조 | 내일來日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5 | 89 |
637 | 내비게이터 | 성백군 | 2013.06.26 | 109 | |
636 | 시조 | 내려놓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29 | 115 |
635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56 |
634 | 내가 지금 벌 받는걸까 | 강민경 | 2009.04.04 | 657 | |
633 | 내가 시를 쓰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소녀가 있었습니다. | 이승하 | 2006.04.17 | 660 | |
632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71 |
631 | 내가 사랑하는 소리들 | 관리자 | 2004.07.24 | 534 | |
630 | 시 | 내가 사랑시를 쓰는이유 | 박영숙영 | 2015.08.02 | 252 |
629 | 시 |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 하늘호수 | 2017.09.16 | 225 |
628 | 시조 | 내 시詩는 -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8 | 60 |
627 | 시조 | 내 시詩는 -파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6 | 89 |
626 | 시조 | 내 시詩는 -장미 한송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7 | 122 |
625 | 시조 | 내 시詩는 -여행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12 | 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