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1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7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33
926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0
925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82
924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22
923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49
922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7
921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03
920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3
919 부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17 79
918 풀잎의 연가 강민경 2019.01.18 112
917 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24 118
916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70
915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59
914 촛불/강민경 강민경 2019.02.03 81
913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1
912 벌과의 동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2 96
911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39
910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72
909 기타 시인이여, 너를 써라-곽상희 서신 미주문협 2019.02.21 128
908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71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