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시
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9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02 | 시 | 어머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07 | 158 |
701 | 시 | 어머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0 | 138 |
700 | 시조 | 어머니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1.29 | 174 |
699 | 어머니날의 엄니 생각 | 김사빈 | 2007.04.30 | 235 | |
698 | 어머니의 가슴에 구멍은 | 김사빈 | 2006.02.14 | 413 | |
697 | 시 | 어머니의 가치/강민경 | 강민경 | 2015.05.18 | 457 |
696 |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 2005.08.12 | 339 | |
695 | 시 |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5.12 | 161 |
694 | 시 | 어머니의 소망 | 채영선 | 2017.05.11 | 233 |
693 | 어머니의 웃음 | 성백군 | 2008.05.09 | 173 | |
692 | 시 | 어머니의 향기 | 강민경 | 2014.05.13 | 241 |
691 | 어머님의 불꽃 | 성백군 | 2006.03.14 | 178 | |
690 | 시 |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 泌縡 | 2020.10.26 | 165 |
689 | 어버이날 아침의 산문과 시 | 이승하 | 2008.05.07 | 314 | |
688 | 시조 | 어제는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27 | 121 |
687 | 어젯밤 단비 쏟아져 | 서 량 | 2005.07.28 | 283 | |
686 | 시 |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5.26 | 181 |
685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24 |
684 | 시조 | 언 강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26 | 175 |
683 | 시 | 언덕 위에 두 나무 | 강민경 | 2015.01.25 | 2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