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2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9 | 우리들의 시간 | 김사빈 | 2007.10.30 | 179 | |
1048 | 통성기도 | 이월란 | 2008.05.02 | 179 | |
1047 | 시 | 정상은 마음자리 | 하늘호수 | 2017.03.05 | 179 |
1046 | 시 | 바람의 면류관 | 강민경 | 2017.06.01 | 179 |
1045 | 카일루아 해변 | 강민경 | 2008.01.06 | 178 | |
1044 | 벽 | 백남규 | 2008.09.16 | 178 | |
1043 | 시 |
아들아!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25 | 178 |
1042 | 시 | 구름의 득도 | 하늘호수 | 2016.08.24 | 178 |
1041 | 수필 |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 |
작은나무 | 2019.02.27 | 178 |
1040 | 시 | 대낮 하현달이 | 강민경 | 2020.05.22 | 178 |
1039 | 시 | 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5.04 | 178 |
1038 | 시조 |
숨은 꽃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3.29 | 178 |
1037 | 봄 | 성백군 | 2006.04.19 | 177 | |
1036 | 죽을 것 같이 그리운... | James | 2007.10.12 | 177 | |
1035 | 민들레 | 강민경 | 2008.09.14 | 177 | |
1034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177 |
1033 | 시 | 가을 눈빛은 | 채영선 | 2015.09.08 | 177 |
1032 | 시 | 5월, 마음의 문을 열다 | 강민경 | 2017.05.18 | 177 |
1031 | 시 | 닭 울음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3.02 | 177 |
1030 | 시 | 지상에 별천지 | 강민경 | 2019.09.23 | 177 |